조조하사의 Gaming Nexus☆

"카드놀이의 '함정'. 제작자의 의도를 파악하라!" 카드놀이 관련 '지식의 장' 카테고리의 글. 11년 4월 10일자 포스팅입니다.


안녕하세요~ 조조입니다.

 

'Windows 기본게임' 카테고리에서의 첫 포스팅이네요! ^^

제가 컴퓨터로 지뢰찾기나 카드놀이, 프리셀 등의 게임을 틀 때면 가끔 이런 말들이 날아오곤 하더군요.

"할 게 없어서 그딴 게임이나 하고 앉아 있냐? 내가 게임 하나 소개시켜줘? (' '/) "

(저리가 임마..-ㅠ-)

 

이번 포스팅 주제는 '카드놀이'입니다. 조금 길어질 지도 모를 포스팅이니 주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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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놀이를 몇 번쯤 해보신 분들은 아마도 카드놀이의 패 공개 세팅을 '한 장씩'으로 맞춰놓고 하고 계실 겁니다.

그게 정상이예요 ...

요즘 논리적으로 생각하면서 게임을 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하고 내심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말하고 있는 겁니다만,(이래도 될라나)

이런 제 생각이 맞다면, 대부분의 사람이 패 공개 세팅을 '세 장씩'으로 해서 클리어를 한 적은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아니라고 생각하세요? 지금 당장 켜서 해보세요. 클리어되는가.

된다면 운이 엄청나게 좋은 거구요.

만약 깼다면 다시 한 5판 정도 해보세요. 클리어되는가.

우연은 연속해서 일어나기가 쉽지는 않죠.

 

제 생각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카드놀이를 할 때, 패에서 쓸 카드가 보이는 족족 필드로 내려놓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러면 안 되요. 쉬운 게임이 아니라면 '세 장씩'으로 해서 이렇게는 클리어 못합니다.

우선 카드놀이의 룰을 가르쳐드리죠.

 

필드에 있는 카드는 28장. 그리고 패에 있는 카드는 52장 중 나머지 24장.

그리고 패와 필드에 있는 모든 52장을 하트, 다이아몬드, 클로버, 스페이드 종류별로 A부터 K까지 13장, 순서대로 정렬하면 승리하는 게임입니다.

그렇다면 클리어 조건은 '카드를 종류별로 순서에 맞춰 정렬하라'라는 거겠군요. 'ㅅ'

 

또, 패에 있는 카드를 필드에 배치하면 +5점, 필드에 뒤로 배치된 카드를 오픈하면 +5점. 필드나 패에 있는 카드를 정렬대에 정렬하면 +10점.

10초가 지날때마다 -2점이 됩니다. 그리고 클리어 시 걸린 시간에 반비례하는 보너스 점수를 얻게 됩니다. 이 보너스 점수가 생각 외로 큽니다. 천 점에서 만 점 단위까지 가기도 하니까요...('한 장씩'으로 하면 70초정도만에 클리어하게되면, 만 점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스코어링 조건은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클리어 조건을 달성하라'라는 거겠군요.

(여기서 참고로, '필드나 패에 있는 카드를 정렬대에 정렬'하면 +10점입니다만, '패에 있는 카드를 필드에 배치했다가 정렬대에 정렬'하면 +15점이 됩니다.)

 

이제 여기서 분기를 나눠봅시다.

1.패 공개 설정을 '한 장씩'으로 했을 때

2.패 공개 설정을 '세 장씩'으로 했을 때

각각의 경우에서 게임의 스코어링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봅시다.

한 장씩으로 플레이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눈치를 챈 사람도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모든 패를 한 번씩 보고 처음으로 돌아갈 때, -100점이 된다는 사실을...

 

그런데 이건 아십니까?

세 장씩으로 플레이하는 경우, 패를 다 돌려도 -100점은 커녕 -1점도 붙지 않습니다.

어떤 의미일까요?

 

여기서 우리는 '한 장씩'과 '세 장씩'의 색다른 장점과 단점을 체크해볼 수 있습니다.

'한 장씩' 공개하는 경우, 패를 필드나 정렬대에 배치하기에 '세 장씩'과 비교하여 확실히 수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패를 다 본 경우, -100점이라는 큰 페널티가 붙게 됩니다. 패에서 하나라도 잘못 보고 놓친게 있는 경우에는 스코어링에 대해 치명타로 직결됩니다.

'세 장씩' 공개하는 경우, 패를 필드나 정렬대에 배치하려면 치밀한 계산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에 따른 최종 보너스 점수에 페널티를 받게 됩니다. 다만, 패를 몇번씩 돌려도, 시간에 따른 -2점의 페널티 이외에는 페널티 점수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설명한 것은 제작자가 카드놀이를 제작하면서 만든, 체계적인 '룰의 구성'입니다.

 

그런데 제작자는 왜 이렇게 분기를 둔 것일까요?

이 게임을 만든 회사는 다름 아닌 마이크로소프트입니다.

재미삼아 만든 게임은 아닐 터...

 

설명드리겠습니다.

 

'세 장씩' 공개하는 경우의 패돌림 페널티가 없는 이유는, 패를 돌려가면서 '하나를 필드로 내리면 나머지 뒤쪽의 패들이 어떻게 배치될 것인가?'를 계산해 가면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의도로 만들었으니, '세 장씩'을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요?

 

한 번 제가 말씀드린대로, 패를 돌려가면서 필드에 배치할 수 있는 패가 나와도 패를 계속 돌려가면서, '이걸 만약 꺼낸다면 이렇게 될 것이고, 꺼내지 않는다면 이렇게 될 것이다'를 계산해가면서 플레이 해보는 건 어떨까요??

한 장씩 패를 꺼내는 게임에서는 300초 정도 걸리던 게임이 700초만에 깨는 어려운 게임으로 돌변할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러면 어떠합니까?

아예 못 깨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요?

 

한 3판 정도 연속으로 깰 수 있게 된다면, 애들에게 가서 '야 너 ㅋㄷㄴㅇ 세 장씩 세팅으로 한 번 깨봐라.'하고 과제를 내 보세요.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재밌습니다. ㅋㅋㅋ 윈도우 기본 게임을 무시하던 아이들에게 '만만한 게임이란 없다. 너희가 무시하던 게임에 한 번 당해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올까?'를 통감시킬 때의 그 느낌... >ㅂ<

 

이제 카드놀이에 대한 설명은 끝났습니다.

 

공부를 할 때, '문제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라'라는 말을, 고등학교 고학년쯤 된다면 한 번쯤은 들어보셨지요? 수능에 맞춰서 학습하는 법을 가르쳐 줄 때, 특히 국어 시간이나 수학 시간에 선생님이 해 주셨을 법한 말입니다.

출제자가 내는 문제의 룰을 알고 있다면, 출제자가 왜 이러한 룰을 가지는 문제를 냈는지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시는 것도 학습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거기에다 수능 맞춤형 교육을 하는 우리나라 고등학교의 교육방식에 게임이 제시하는, 더없이 적절한 교훈이 되겠군요.

하지만 이 말은 비단 게임이나 교육에 대해서만 해당되는 말은 기필코 아닙니다.

 

전혀 내기를 할 것 같지 않은 상대방이 갑자기 내기를 걸어온다면, 그 내면에 감추고 있는 계산, 자신감 등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또한 '제안자의 의도 파악'이 되겠지요.

자기 자신이 게임을 전혀 좋아할 것 같지 않다는 인식에 둘러싸여 있는데 갑자기 '야 너 카드놀이 세 장씩 세팅으로 한 번 깨봐라'라고 말한다면..상대방이 의심을 품기에는 딱 알맞은 상황이네요.

그 외에도 '왜 이러한 제안을 하는지, 이러한 질문을 하는지 그 뒤에 감춰진 배경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는 경우가 우리 주변에는 상당히 많습니다. 또 그럴 필요는 없더라도 알아두면 훌륭히 써먹을 수 있는 좋은 상황도 많이 있습니다.(상대방이 홍초라고 내놓은 음식을 먹고 수정과라며 게워내는 상황을 피한다든지)

이러한 패턴을 익혀둬서, 실생활에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라이프-게이머'가 됩시다.

 

아래는 덤. 제 클리어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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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때는 이렇게 생각을 했었군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170113)

한 때는 카드놀이를 '한 장씩' 룰로 하는 사람들을 정상이라 생각한 때가 있었군요. 이 때의 저로 돌아가서 생각하면 사실 '세 장씩'으로 하는 사람이 비정상이란 얘기는 아니었습니다. 저 당시에 '세 장씩'으로 카드놀이를 상당히 잘 하는 또래 학생이 있었고, 부럽다고까지 생각했었으니까요.

그저 한 장씩 오픈하는게 더 쉬울 뿐이죠. 다만 이 때는 이걸 난이도만이 아니라 게임의 규칙 중 하나인 '점수 매기기'로 접근을 했는데, 카드놀이를 즐겼을 사람도 많이 없을 것이거니와 점수까지 생각해가면서 한 사람이 몇이나 될지 궁금하긴 합니다 ㅎㅎㅋㅋ